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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커지는 의사 파업 우려… 전공의들, 대승적 판단 내리길

정부가 2025학년 입시에 적용할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규모를 발표할 예정인 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내 대한전공의협의회 모습. 연합뉴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 단체의 집단행동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총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나섰고, 의협 집행부에 ‘집단행동 금지 명령’을 내린 보건복지부는 파업 상황에 대비한 비상진료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2000년 의약 분업, 2020년 공공의대 신설 문제로 벌어졌던 의사 총파업 사태가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무고한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 파업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의사란 직업의 존재 이유인 환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가 절실하다.

특히 전국 140개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1만5000여명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향배가 달려 있다. 종합병원의 중환자·응급환자 진료와 수술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 이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의료 현장은 최악의 상태로 치달을 수 있다. 2020년 파업 때도 전공의 참여율이 80%에 육박해 전국 대학병원에서 암 환자 수술 일정이 미뤄지고 응급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했다. 서울의 ‘빅5’ 대형 병원에서 전공의들의 총파업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인데, 일부에선 이미 찬성 결론이 내려졌다고 한다. 집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자는 식의 파업 참여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회원 설문조사에서 88%가 “의대 증원 시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반면, 국민 여론조사에선 89%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것을 전공의 대다수가 저지하려 하는 불행한 간극을 어떻게든 좁혀야 한다. 2000년 파업 때 줄어든 의대 정원이 줄곧 동결돼 의사 인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상황을 국민은 20년간 견뎌왔다. 이제 의사들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야 할 때고, 우리 사회의 엘리트이자 지성인인 전공의들이 대승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대전협의 12일 대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듯하다. 그때까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기 바란다. 의료 현장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공의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를 많은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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