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책의 저자 오스 기니스를 좋아합니다. 그가 펼쳐가는 논리를 따라가는 것은 언제나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대표작 ‘소명’뿐 아니라 이후 읽은 그의 후속작을 만나며 누린 즐거움 때문에 이 책도 기대하며 펼쳤습니다.
저자는 ‘카르페 디엠’이란 라틴어 구호를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현재를 잡아라’로 주로 번역되는 이 표현을 저자는 ‘오늘을 살라’는 보다 적극적인 표현으로 들려줍니다. 시간에 관한 격언으로 시작하는 서두는 시간이 모든 인류에게 중요하지만 다들 같은 생각이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시간에 대한 다른 관점이 결국 그 사람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기독교 변증가이며 사회비평가인 저자는 일반적 기독 서적과는 달리 귀납적으로 이 주제를 풀어냅니다.
전반부는 시간에 관한 세 가지 전통적 관점, ‘순환적 시간관’ ‘언약적 시간관’ ‘연대기적 시간관’을 소개하며 시간에 대한 관점이 만들어내는 삶의 차이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시간에 대한 역사와 철학적 논의를 설명하며 성경이 말하는 ‘언약적 시간관’의 탁월성을 증명합니다.
중반부는 오늘날 현대 그리스도인이 영향력을 잃은 이유를 논합니다. 은연중에 기독교인의 시간관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현대적이라 불리는 ‘연대기적 시간관’에 의해 인간이 얼마나 시간으로부터 소외됐는지를 시계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정확성’ ‘조정’ ‘압력’이란 시계의 특징으로 이 시간관을 설명하며 우리가 시간의 노예가 되었음을 설명합니다.
후반부에서는 다시 시간에서 자유롭게 될 수 있는 대안으로 성경의 ‘언약적 시간관’을 말합니다. 여기서는 시간을 ‘생활의 방식’이자 ‘하나님 앞에서 걷는 삶’으로 소개합니다. 시대의 징표를 읽고 자신의 세대에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그 삶을 살기 위한 신실함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살아가는 성도가 가진 시간에 대한 관점을 ‘카르페 디엠’이라는 오래된 언어로 주장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너무 빨리 결론을 찾고 싶은 조급함을 내려놓고 저자가 만든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 걷길 바랍니다. 저자는 동서양의 지혜를 논하며 인류사와 철학자의 글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결론만 필요한 이들에게는 굳이 필요 없는 전개 과정이 있습니다. 저자의 논리를 차근차근 따라 걷다 보면 “아하”라는 탄성이 나올 것입니다. 이 탄성이 우리를 ‘시간의 잠’에서 깨어나게 해줄 것입니다. 우리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을 소망하며 하나님의 언약 관점으로 오늘을 보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충만하게 채워가는 ‘오늘을 사는 성도’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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