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시프트 제한… 좌타 거포들에겐 봄볕?

지나친 수비위치 조정에 ‘재미’ 반감
KBO, 올 시즌 개막전부터 적용키로


올 시즌 프로야구 수비 시프트 규제가 강화하면서 타자들의 성적 반등이 예상된다. 당겨치기에 능한 중·장거리 좌타자들이 특히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당겨친 타구의 비중이 높았던 내국인 좌타자는 최주환(키움 히어로즈)이었다. 그가 때린 공의 53.9%가 오른쪽으로 향했다. 추신수와 오지환, 구자욱, 최형우 등도 45% 넘는 타구를 우측으로 보냈다. 이들은 수비 시프트가 많이 걸린 대표적인 타자들이고, 타구의 비중도 우측이 많다. 수비 시프트가 없었다면 더 많은 안타를 얻을 수도 있었단 의미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리그 홈런 5걸 안엔 왼손 타자가 없었다. 국내 좌타자 중 최주환이 가장 많은 20개의 홈런을 터뜨렸지만 타율은 0.235로 규정타석을 충족한 타자 중 4번째로 낮았다.

올 시즌부터 수비 시프트를 규제하겠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발표를 반긴 것도 김현수·김재환 등 왼손 강타자들이었다. 주된 기대효과론 심적 부담 경감을 꼽았다. 앞서 KBO는 2024시즌 개막과 동시에 시프트 제한을 적용한다고 지난달 11일 예고했다. 수비팀은 내야에 포수와 투수를 제외하고 최소 4명의 야수를 두되 2루 기준으로 양옆에 2명씩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시프트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먼저 생겨났다. 지나친 수비 위치 조정이 경기의 재미를 해친다는 취지였다. 2015년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프트 제한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후 수년간의 논쟁을 거쳐 지난해 빅리그에서 관련 규정이 시행됐다.

성과는 수치로 드러났다. 미국 매체 폭스 스포츠에 따르면 정규시즌 내내 좌타자들이 당겨 쳐 만들어낸 땅볼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2021년 0.156, 2022년 0.146에서 지난해 0.180으로 올랐다.

심리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상대 수비 위치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타격 자세가 무너지기 쉬운데, 시프트를 제한함으로써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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