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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약 대신 모바일 앱으로 치료… 디지털치료기기 국내 첫 처방


만성 불면증 환자에 대한 수면습관 교정 등 인지행동치료(CBT-I)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디지털치료기기(DTx)의 처방이 국내에서 처음 이뤄졌다. 지난 9일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고려대안암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6곳의 임상연구 참여기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디지털치료기기(제품명 솜즈·사진)는 2022년 임상시험에서 불면증 심각도를 효과적으로 낮추고 수면 효율을 높이는 안전한 치료법임이 확인돼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혁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았다.

연구 책임자인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5일 “5년 전부터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던 40대 여성 환자에게 지난 9일 솜즈를 1호 처방한 데 이어, 지난 12일 50대 남성에게 두 번째 처방했다”면서 “디지털 기술을 통한 맞춤형 비약물 치료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해당 환자들은 오랫동안 수면제에 의존해 왔지만 효과적 개선이 없어 모바일 앱 활용을 통해 수면제를 줄이거나 끊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면서 “프로토콜 상 솜즈 처방 후 먹던 수면제를 줄이거나 안 먹는 것은 권장되지만 약을 늘리는 것은 안 된다”고 설명했다.

만성 불면증의 표준 치료법인 CBT-I는 수면 시간을 처방해 수면 효율을 높이고, 불면증을 만성화시키는 인지적 오류를 수정해 환자들이 가진 잘못된 수면 습관을 고쳐주는 방식이다. 환자들은 6~9주 동안 솜즈 앱을 통해 매일 수면일기를 기록하고 주간 수면 효율에 따른 맞춤형 수면 시간(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을 처방받는다. 아울러 앱을 통해 제공된 건강한 수면 습관 교육, 이완 요법, 수면에 대한 잘못된 생각 교정 등을 받는다.

이 교수는 “국내 만성 불면증 유병률은 10% 정도로 흔하지만 대부분 환자가 수면제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인지행동치료는 불면증에 가장 먼저 고려되는 방법이지만 환자가 매주 병원을 와야 하는 등 접근성 문제가 있었다. 디지털기술을 통해 보다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솜즈 처방 환자들은 기기 비용(비급여, 20만~25만원)과 처방료(급여) 일부를 합쳐 약 23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임상연구가 아닌 임상 진료 단계가 시작되는 4~5월쯤부터는 지정된 가까운 병·의원에서도 처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임상연구와 진료 단계의 혁신의료기술 과정을 통해 실제 환자 처방 데이터가 쌓이면 신의료기술 평가 단계로 넘어간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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