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일에 재계 총수들이 경쟁사 전시관을 서로 방문하는 ‘품앗이 부스 투어’가 눈길을 끌었다. 전시 현장을 찾은 가수 지드래곤은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를 몰고 다니면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은 CES 현장 곳곳을 찾아다녔다. 모빌리티 회사가 모여 있는 공간에 있는 HD현대 부스에는 재계 총수뿐 아니라 일반인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정 회장은 정 부회장과 함께 HD현대 전시관을 둘러본 뒤 삼성전자와 LG전자, SK그룹 등 국내 기업 부스를 조용히 찾았다. SK그룹에서는 최 수석부회장이 직접 안내를 맡으면서 정 회장의 ‘송곳 질문’에 일일이 답하며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HD현대 부스에는 GS가(家) 허용수 GS에너지 사장과 허태홍 GS퓨처스 대표도 들렀다. 총수 간 ‘답방’ 형식의 부스 투어는 개막 다음 날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지드래곤의 동선은 현장에서 실시간 공유됐다. 그가 이동하는 곳으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동선이 공개된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지드래곤이 HD현대 부스에 있는데 정 부회장이 와서 서로 원래 알던 사이처럼 인사를 나눠 놀랐다”며 “둘이 같이 휠로더 원격 조정을 시연하고 VR트윈까지 체험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지드래곤은 롯데정보통신 부스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만나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어떤 부스가 가장 인상적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둘러보는 중인데 한 군데만 고르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ES 현장 곳곳에서는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눈에 띄었다. 이는 예년과 다른 풍경 중 하나다. SK그룹에서는 구독자 수 247만명에 달하는 유튜버 ‘잇섭’을 섭외해 인기몰이를 했다.
라스베이거스=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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