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의 공천 업무 전반을 관리할 공천관리위원장(공관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공관위원장으로 한때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검토됐으나 현재는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분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공관위원장 인선은 민주당의 통합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모셔올 것”이라며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공관위원장으로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들 대신 외부 인사 영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하는 데 당력을 집중한 이후 공관위원장 인선을 발표할 방침이다. 대여 공세에 집중해야 하는 타이밍인 만큼 당내 화약고가 될 수 있는 공관위원장 인선은 특검법 처리 뒤로 미루겠다는 계산이다. 현재로선 특검법 처리 다음 날인 29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관위원장은 일체 외압에서 자유로운 분이어야 된다”면서 “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공천 결과에 승복할 만한 정치적 권위도 있는 분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라고 이해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렇다”고 답했다.
계파색이 옅고 신망 있는 인사가 공관위원장에 영입될 경우 민주당은 본격적인 공천 작업을 순조롭게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총선기획단장에 이미 친명계인 조정식 사무총장이 임명된 상황에서 공관위원장까지 친명계 인사가 임명되면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은 극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관위원장에 누구를 기용하느냐는 민주당 통합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의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이 당 통합 방안의 일환으로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했다는 보도에 대해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것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총리 측근인 정국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매우 모욕적이고 불쾌한 추측”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총리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총선 승리에 당연히 힘을 보탤 것”이라면서도 “당직을 맡거나 이낙연 전 총리 행보에 연대할 관심도 의사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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