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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력망 적기 건설이 경쟁력 핵심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 ‘궁극의 공급망’이라는 기술보고서에서 ‘전력망의 복잡성과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요약하면 예전과 달리 지금은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무탄소 전원, 전기화 등 전력망이 수용할 요소가 너무나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미래형 전력망 확충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한국전력은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을 확정해 이미 지난 5월 발표했다. 여기에는 안정적인 전력계통 구축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구체적인 계획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전력망 지연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여전해 한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돌이켜보면 그간의 전력망 계획 방식으로는 지역 편중과 투기 목적의 알박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웠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실행력이 부족해 전력망 확충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도 사실이다.

송주법 등 단편적 제도 개선에 주력하다보니 건설지원 제도의 근본적 혁신까지 이뤄내지는 못했다. 어떠한 이유로든 전력망을 제때 짓지 못하면 전력을 충분히 생산해 놓고도 필요한 곳으로 보내지 못하는 일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전력망 구축이 따라가지 못해 출력 제어가 불가피하게 증가하는 문제도 생긴다.

전력망 지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국가경쟁력 저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42년까지 562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 용인과 평택에 지을 예정인데, 전력망이 계획대로 조성되지 못하면 사업에 큰 차질이 생긴다.

전력 공급을 기다리는 인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경북 포항과 전북 새만금 이차전지 첨단 특화단지 등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전력망 없이는 어떠한 첨단 산업도 ‘그림의 떡’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한전은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전력계통 혁신 대책’을 계기로 전력망의 대대적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전력망의 계획, 건설, 운영 등 전 주기에 걸친 한전의 새로운 접근 방식들이 자세히 제시돼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이다. 전력망 건설에 대한 국가의 역할 확대, 인허가 특례, 주민 수용성 강화 등이 그 주요 내용이다. 특별법을 통해 한전은 동해안∼수도권과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핵심 기간망을 적기에 구축해나감과 동시에 HVDC 기술 국산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새로 도입되는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를 통해 전력 수요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예방한다. 신재생 발전이 과도하고 급격하게 늘면서 생긴 혼잡 구역은 ‘계통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한전이 출력 제어 조건부 접속 허용, 수요 유치 등의 지역 맞춤형 대책을 정부, 지자체와 함께 공동으로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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