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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신진서 9단 ‘상하이 대첩’ 재현할까

뉴시스

‘상하이 대첩’은 한국 바둑의 역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일대 사건이다. 2004년 제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당시 29세의 이창호 9단은 중국 기사 셋과 일본 기사 둘을 단신으로 연파하며 정상에 섰다.

19년 뒤 후배 신진서(사진) 9단이 짐을 넘겨받았다. 우승까진 당시 이창호보다도 많은 6연승을 거둬야 한다. 자칫 첫 대국을 내주면 사상 초유의 전패 탈락이 기다린다.

신진서는 4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9번째 대국에 나선다. 상대는 이번 대회 아직 패배가 없는 셰얼하오 9단이다. 중국의 첫 주자 셰얼하오는 3일 제8국에서 일본의 위정치 8단을 192수 만에 백 불계승으로 잡아내며 7연승을 달렸다. 대회 최다연승 타이 기록이다.

한국의 객관적 상황은 최악이다. 선봉 설현준 8단이 일본의 쉬자위안 9단에게 패한 것을 시작으로 변상일 원성진 9단이 모두 첫 승 수확에 실패했다.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반격을 도모했으나 그마저 셰얼하오를 넘지 못했다.

신진서마저 질 경우엔 전례 없는 굴욕이 현실화한다. 1999년 처음 열린 ‘바둑 삼국지’ 농심신라면배에서 한국은 한·중·일 3국 중 가장 많은 15차례 정상에 섰다. 무승 전패로 대회를 마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18회·20회 대회에서 기록한 2승이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중국과 기세 대결에서도 밀리게 된다. 국내에서 열리는 메이저 세계기전에서 두 번 연속 들러리에 머물 위기라서다. 앞서 지난달 개최된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스 결승은 딩하오 9단과 셰얼하오의 ‘중국 내전’으로 전개됐다.

그나마 희망적인 요소는 절대 강자 신진서에게 이 같은 상황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이다. 신진서는 2020년 코로나19 탓에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22회 농심신라면배에서 4번째 주자로 나서 5연승을 쓸어 담으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이듬해엔 2승 4패로 몰린 상황에서 4연승으로 재차 우승을 일궜다. 최근 3차례 대회를 통틀어 10연승 중인 농심신라면배의 ‘끝판왕’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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