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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정부 울산시장 선거 개입, 3년10개월 만의 유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왼쪽부터)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 청와대가 2018년 지방선거 때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게 사실이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상급심을 지켜봐야겠지만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선거개입이 인정되고,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이라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는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당시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징역 2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송 전 시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의혹과 황 의원, 백 전 비서관 등이 공모해 하명 수사를 한 혐의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번 사안은 허위사실 유포 등의 여느 선거법 위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중범죄다. 송 전 시장이 누군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 친구 아닌가. 대통령 친구를 당선시키려고 청와대·경찰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게 이 사건의 요체다. 그런데 설마설마했던 일이 1심에서 대부분 유죄로 선고됐다. 청와대는 모든 선거에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중립은커녕 막강한 힘을 활용해 선거판을 뒤집으려 한 것이니 심각해도 여간 심각한 선거농단이 아닐 테다.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그것도 민주화 세력이 주축인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문 전 대통령도 그런 일이 벌어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 재판은 2020년 1월 공소 제기 이후 3년 10개월이 지나서야 첫 선고가 나왔다. 문재인정부 검찰이 기소를 미루고, 재판도 늑장으로 진행돼 온 탓이다. 그 사이 송 전 시장은 4년 임기를 마쳤고, 항소할 것이 유력한 황 의원도 내년 4월 임기를 채울 전망이다. 반칙으로 시장에 당선되고, 그런 공로에 힘입어 의원이 된 것이라면 최종적으로 유죄가 나와 벌을 받게 돼도 사법정의가 실현된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선거범죄는 그 죄가 엄중해 신속한 수사와 재판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게 법 취지인데 이를 정면으로 위반한 재판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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