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V리그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내달렸다.
흥국생명은 2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경기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 0(25-19 26-24 29-27)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맞대결 전적에 1승을 더 추가해 7전 7승의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김연경(20점)과 옐레나(23점) 쌍포가 이날도 빛을 발하며 43점을 합작했다.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 역시 경기 전 이에 대비했다. “실수가 나오면 약점을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기본적인 수비, 블로킹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세트부터 옐레나의 강력한 직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랠리가 길어질 때마다 흐름을 끊어낸 옐레나에 힘입어 흥국생명은 1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2세트에선 한참을 끌려가다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흥국생명은 페퍼저축은행 ‘이적생’ 야스민과 박정아의 활약에 20점 고지를 힘 없이 내줬다. 개막 후 치른 앞선 두 경기에서 몸이 덜 풀린 듯했던 야스민은 이날 부상 이슈를 떨쳐내고 펄펄 날았다. 흥국생명의 리시브 라인 빈틈을 정확히 공략하며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28점)을 작성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2세트 흐름을 내주지 않기 위해 교체 카드를 아낌 없이 꺼내들었다. 아시아쿼터 선수 레이나 토코쿠를 투입한 뒤 점수 차를 좁혔고, 19-21로 끌려가는 위기 순간에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투입하며 흐름 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이는 묘수가 됐다. 김수지는 24-24 동점을 만든 뒤 서브 득점까지 성공하며 2세트 승부를 매조지었다. 김수지의 250번째 서브 득점이 나온 순간이었다. 막판 역전에 성공한 뒤 극적으로 세트까지 따내자 홈 팬들은 모두 기립해 환호했다.
3세트는 숨 막히는 접전 양상이 펼쳐졌다. 세트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 여러 차례 동점 상황을 만든 두 팀은 듀스도 네 차례나 만들어냈다. 위기 순간에 강한 김연경이 코트 위 해결사로 나섰다.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강스파이크를 꽂아 넣으며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이날 4000득점을 돌파한 김연경은 경기 후 “모든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잘해줬기에 얻은 승리”라며 공을 돌렸다.
인천=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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