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다시 3%대로 오른 물가, 안정돼야 경기 회복 가능하다

5일 오후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상인이 과일을 진열하고 있다. 과실 물가는 지난 폭염, 폭우 탓에 추석을 앞두고 크게 올랐다. 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8월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해 국민들의 시름이 커질 듯하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올라 지난 4월(3.7%)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7월 물가가 25개월 만에 최저인 2.3% 상승에 그쳐 우리 경제의 숨통이 그나마 틔었다고 봤는데 한 달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폭염 폭우에 따른 먹거리 물가 급등과 유가 상승세가 물가 안정의 발목을 잡았다.

7월에 0.5% 하락한 농축수산물 물가는 이번에 5.3%나 올랐다. 소비자들이 마트나 할인매장에서 많이 찾는 배추(42%), 시금치 (59%), 사과(30.5%), 복숭아(23.8%) 등의 가격이 특히 많이 올라 체감 물가는 통계치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석유류 가격은 8월에 11% 하락했지만 기저효과와 7월 상승률이 마이너스 25.9%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걱정이다.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로 지난 4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선물 가격은 배럴당 85.95달러를 기록해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도 89.47달러로 역시 연중 최고치였다.

정부는 하반기에 수출 회복에다 물가 안정을 통한 소비 진작을 기대하고 있는데 유가가 다시 꿈틀거리면서 물가를 자극한다면 경제 운용에 큰 지장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이미 2분기에 물가 영향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역대 가장 큰 감소율(-3.9%)을 보였고 실질소비지출은 0.5% 줄었다. 물가 여파는 이처럼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와중에 하반기에도 물가가 불안해지면 원화 약세 현상에 더해 수출과 내수 모두 악영향을 받으면서 경기의 ‘상저하고’ 전망은 물 건너간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소비자물가가 10월 이후부터는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막연한 기대에 그쳐선 안 된다. 물론 물가의 외부 변수를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정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 추석 물가 안정 대책을 시작으로 내수 진작까지 도모하는 정교한 대응이 연말까지 이어져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