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를 둘러싼 ‘언론장악 시도’ 의혹과 ‘자녀 학교폭력’ 문제를 놓고 거센 공방을 주고받았다. 장시간 청문회가 열렸지만 기존에 나온 의혹들만 재차 제기됐을 뿐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정부 청와대 재직 당시 언론장악을 시도했고,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을 무마하려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인격살인’을 하고 있다며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보고받거나 요청했던 언론장악 의혹 관련 국가정보원 문건이 30여건 발견됐고 그 가운데 실행이 확인된 건 9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BC 조기 정상화를 위한 추진방안’에는 보수성향 이사 주도로 (MBC 경영진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전격 발의하고 공개적으로 자진사퇴를 압박하라는 내용이 있는데 실제로 3~4일 후 실행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이 후보자가 2008년 이병순 전 KBS 사장에게 전화해 아침방송 진행자 교체를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 공세를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정치권으로부터 ‘방송장악 기술자’ 등의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있다”며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인격살인을 해야 하는지, (야권이)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악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민주당 워크숍에서 방송장악을 하겠다는 문건이 있다. 당시 민주당 대표가 ‘보수 정권 10년 동안 공영방송이 처참하게 몰락했다’고 문건에 적혀 있는 그대로 발언했다”면서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언론 장악 관련 문서를 보고받거나 지시한 일이 없다. 만약 관여했다면 엄혹한 적폐청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왼쪽으로 기울어 있는 방송 지형을 오른쪽으로 기울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똑바로 평평한 곳에서 공정하게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태도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아들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맹폭을 가했다. 장경태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에 대한 학교폭력대책위원회는 왜 안 열렸나. 특혜를 줬다는 건 인정하나”라고 몰아세웠다. 같은 당 이정문 의원은 “통상 학생이 사고를 쳤을 때 보통의 학부모는 담임 또는 학생주임, 조금 더 높으면 교감·교장까지 전화를 하지 이사장한테 전화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학생들이 화해를 했고 친구가 강제로 전학가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언론이) 계속해서 의혹만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 후보자도 “야당에서 제기하는 학폭 압력 행사 의혹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민지 신용일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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