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간판스타 안세영(21·삼성생명)이 코리아오픈에서 2년 연속 왕좌에 오르며 시즌 6관왕을 달성했다.
안세영은 23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코리아오픈 마지막날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타이쯔잉(29·대만)을 2대 0(21-9 21-15)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기복 없는 실력으로 올해도 상대 선수들을 차례로 꺾으며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건 방수현(1993·1994) 이후 29년 만이다.
38분 만에 빠르게 승부가 끝날 만큼 실력 차가 확연했던 경기였다. 안세영은 특유의 안정적인 플레이로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두 번의 인·아웃 챌린지에 성공하는 등 전날보다 코트 적응도 완벽해진 모습이었다.
첫 번째 게임에서 11-4로 인터벌에 먼저 도달한 안세영은 휴식 후 이어진 경기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고 달려나갔다. 몸을 날린 수비와 예리한 대각선 플레이로 상대 타이쯔잉을 크게 흔들었다. 안세영은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로 15분 만에 첫 번째 게임을 끝냈다.
두 번째 게임에선 한때 배수에 진을 친 타이쯔잉의 매서운 공격에 위기를 맞는 듯했다. 승리까지 1점을 남겨두고는 연속 3득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이내 집중력을 끌어올린 안세영은 마지막 득점을 따내 승리를 확정한 뒤 코트 위에 무릎을 꿇고 포효했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타이쯔잉에 상대전적 7승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이 대회 4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26·일본)를 2대 0(21-17 21-19)으로 꺾고 결승에 올라왔던 타이쯔잉이지만 안세영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적수가 없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기세다. 올 시즌 참가한 10개의 국제 대회에서 벌써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 오르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올해 치른 전체 48경기 중 패배를 기록한 경기도 5번에 불과하다.
전날 열린 4강전에선 천적 천위페이(25·중국)에 2대 1(15-21 21-8 24-22)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같은 날 앞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에선 김소영-공희용 조(세계랭킹 3위)가 천칭천-자이판 조(중국·세계랭킹 1위)에 1대 2(10-21 21-17 7-21)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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