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4일 생활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이행강제금 부과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생숙을 용도 변경 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고 숙박 영업을 하는 것 모두 적발 대상이다. 정부는 유예기간을 둔 만큼 10월부터 이행강제금 집행 절차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생숙 분양자들은 용도 변경 기준이 까다로워 강제금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통상 생숙은 취사시설을 갖추고 있는 숙박시설인데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전매제한 등 규제가 없다 보니 투자용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편법 투자’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을 숙박업 신고대상으로 규정하고 용도 변경 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계도기간(2년) 동안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는 경우 오피스텔 건축기준 가운데 발코니 설치 금지, 전용 출입구 설치, 바닥난방 설치 제한 등의 규정을 풀어줬다.
다만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기 위해서는 복도 폭을 넓히고 주차대수를 늘리는 등 추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소방시설 기준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건물의 복도 폭을 넓히고 주차 대수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생숙이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사례는 많지 않다. 지난해 기준 전국 생숙은 8만6920실로 집계됐는데, 정부는 용도 변경한 생숙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2월 기준 생숙이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된 건수가 1033실이라고 밝혔다.
생숙을 분양받은 사람들은 반발하고 있다. “내가 내 집에서 살겠다는데 왜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나” “거주 가능하다고 해서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한 건데 이제 와서 이행강제금을 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행강제금은 시가표준액의 10%가 부과된다. 또 시정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반복 부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부는 숙박업 신고를 하든, 거주 중인 생숙을 팔든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2년 줬으니 강제금 부과 시점을 늦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도 폭이나 소방 기준 등은 안전과 연관돼 있어 관련 규정을 완화하기도 어렵다. 다만 용도변경 유예기간이 지난 생숙을 일일이 단속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나 보건복지부에서 직접 단속을 해야 하는데, 인력 부족 등의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숙박업 신고를 안 하고 영업하거나, 숙박업 신고를 하고 주거용으로 쓰면 모두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이라며 “건축물이 잘못된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정부 역할인 만큼 계획대로 이행강제금 부과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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