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 심의 기한을 넘긴 상황에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노사는 최초요구안에서 다소 양보한 1차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격차가 커 ‘최저임금 1만원’을 사이에 둔 양측의 힘겨루기는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는 4일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본격 논의했다. 올해 시급 9620원보다 26.9% 오른 1만2210원을 요구했던 노동계는 80원 내린 1만2130원을 수정안으로 제출했다.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경영계는 9650원을 수정안으로 내놨다. 올해보다 30원(0.3%) 오른 금액이다.
최저임금은 노사가 각각 제출한 최초요구안의 차이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10차 회의에 이르러서야 겨우 첫 번째 수정안이 나왔지만 노사 입장 차가 2480원에 달해 재수정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3.95%(380원) 이상이면 시급 1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사용자위원 측은 영세사업장의 임금 지급 능력 등을 언급하며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근로자위원 측은 고물가와 실질임금 감소 등으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근로자위원 측은 한 언론에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 발언을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독립성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교수는 “(위원들은) 익명 관계자 누구로부터도 영향받은 바 없고 받을 수도 없다. 어떠한 보도가 있더라도 공식 논의사항이 아닌 한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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