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새로 임명된 신임 차관들에게 “우리 정부는 반(反) 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관급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가진 오찬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신임 차관들에게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헌법 정신에 충성해 달라”며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신임 차관들에게 “‘말을 갈아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정신에 맞게 제대로 된 말을 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제대로 된 말을 타라’고 주문한 것은 일부 공직자가 아직도 전임 정부 시절의 타성에 젖어 복지부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현 정부의 기본원칙이 ‘헌법 정신’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 조직이든, 기업 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 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어떤 사람을 어디에 쓸지 제대로 판단하는 것은 고위 공직자의 필수 조건”이라며 ‘적재적소 인사’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이 대대적인 차관 교체 직후 인사 평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대통령실의 부처 장악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를 비롯한 일부 부처의 1급 고위공무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내고 “해당 부처는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직자들의 사표를 받은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가의 ‘쇄신 인사’가 전 부처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각 부처 장차관이 지난 1년간의 업무 평가를 바탕으로 자발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6·29 개각 때 임명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따로 환담을 갖고 “권익위를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좋은 정부,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들어 연일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주문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개각을 단행하면서 “정당한 보상으로 얻어지는 권리와 지위가 아닌, 끼리끼리 카르텔을 구축해 획득한 이권은 국민을 약탈하는 것”이라며 카르텔 혁파를 최대 과제로 제시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