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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해 5월 국내 고리원전 인근 지하수서도 삼중수소 검출

기준치의 0.01% 불과해 인체 무해
韓도 유출 사례… 日 주장 힘 실릴 듯

바다에서 바라본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의 전경. 원통형의 고리 1·2호기와 돔형의 고리 3·4호기가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국내 고리원전 인근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만 측정된 방사선량이 기준치에 비해 0.01%에 불과해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원안위에 ‘환경방사능 일시증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5월 고리원전에서 차로 7분 거리에 있는 임랑 지역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삼중수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쉽게 말해 ‘위험한 방사선’을 뜻한다.

한수원 측정 결과 임랑 지역 지하수에서 ℓ당 7.64Bq(베크렐)에 달하는 삼중수소가 발견됐다. 최근 3년 새 해당 지역에선 삼중수소가 검출된 적이 없었다.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고리2발전소 붕산수회수시스템 운영 및 정비작업으로 삼중수소 액체폐기물이 그해 평균치 대비 6배가량 많이 배출됐다고 보고서에 썼다. 또 고리본부에서 배출한 액체폐기물 가운데 삼중수소가 임랑 지역 지하수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원전의 경우 필터와 이온교환수지를 활용해 액체폐기물의 방사성 물질을 걸러내고 이후 증발과 농축 과정을 거쳐 배수구로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은 다만 이번에 검출된 삼중수소량은 일반인의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준인 연간 1mSv(밀리시버트)의 0.01%에 불과해 주변 환경에는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이 살면서 노출되는 자연방사선 수준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국내 원전발 삼중수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9년 4월 월성원전 3호기 터빈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 안에 고인 물에서 ℓ당 최대 71만3000㏃(배출관리기준 4만㏃)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2021년 2월부터 2년간 조사를 벌인 민관 합동 조사단은 증기발생기 취출수·터빈건물집수조·물처리실증화조 배수배관의 노후 때문에 삼중수소가 누출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한수원은 2019년 이미 자체 조사를 벌여 배관 누설 현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다행히 문제가 된 지하수는 이번 사례와는 달리 주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고 원전 부지 내부에서만 발견됐다.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 고리원전이 매년 후쿠시마 제1원전보다 두 배 더 많은 양의 삼중수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염수가 배출돼도 해수가 오염되지 않고, 인체에 무해한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국내 원전에서도 삼중수소 유출 사례가 발견되면서 이런 일본의 주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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