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여부를 심사 중인 유럽 경쟁당국이 승인 여부 결정 시점을 미뤘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두 항공사의 합병과 관련한 심사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오는 8월 3일 대한항공의 시정조치 방안 등을 종합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선 2개월 정도가 추가로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결정은 대한항공의 기한 연장 요청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정 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와 심사기한 연장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고, 연장이 결정됐다”며 “심사 연장 기간 내 EU 집행위와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향후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가 담긴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 측에 보냈다. 구체적으로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4개 노선의 여객운송과 화물 운송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경쟁 제한 우려에 대한 해소할 만한 내용이 담긴 시정조치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EU 집행위원회 이외에 일본과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은 조만간 일본 측에 독과점 우려 해소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일본은 다수의 저비용항공사(LCC)가 진입해 있어서 전망이 낙관적인 편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미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는 등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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