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방류 전인데… 벌써 수산물 소비량 ‘급감’

Է:2023-06-2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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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줄어 수산물 가격 상승 우려
굴 폭락 시작… 1년새 20% 넘게 ↓
생산 어민·식탁 공포 현실화

일본 후쿠시마현 제1원자력발전소에 지난 3월 8일 오염수를 담은 탱크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국내 어민들은 이미 초상집 분위기다. 방류에 대한 공포가 소비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이미 수산물 소비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길어지면 어민들은 줄어든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결국 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4일부터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 메일 발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일까지 총 870명이 메일 발송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이 중 ‘기타’로 분류되는 국민이 587명으로 67.4%에 달했다. 해수부는 주로 전문가나 시장 관계자들이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일반 국민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소비자들의 공포가 막연하다면, 어민들의 공포는 현실적이다. 줄어든 수산물 소비는 당장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데, 실제 방류가 시작되면 급격하게 수요가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다.

수확을 앞둔 양식업 종사자들은 더욱 걱정이 크다. 조업을 나가는 어민들은 줄어든 수요에 맞춰 조업일수를 줄일 수 있다. 조금이라도 경비를 줄여 손실을 조정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식업은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미 올해 목표 생산량을 지난해 결정해 양식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양식 수산물인 굴은 이미 가격 폭락이 시작됐다. 지난해 5월 도매가격 기준 ㎏당 9586원에서 거래되던 굴은 지난달 ㎏당 7509원에 거래됐다. 1년 새 가격이 20% 넘게 하락했다. 통영에서 굴 양식장을 운영하는 지홍태 우리 수산물 지키기 운동본부 위원장은 26일 “양식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은 내년도 생산량을 줄이는 것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보다 지금이 어민들에게는 더 공포”라고 말했다.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은 어민들에게 생산량을 줄이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장 출하량을 줄이지 못하더라도 내년 목표 양식 물량을 줄이는 식이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결국 수산물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에게는 장바구니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미 코로나19 시기, 어민들이 수요에 맞춰 출하량을 줄이면서 수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사례가 있다. 광어는 2021년 9월 도매가격 기준 ㎏당 1만8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가격보다 15~20% 높아진 가격이다. 2020년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며 외식 수요가 줄어들자, 어민들은 광어 생산량을 줄였고 이는 이듬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줄어들면 그에 맞춰 어민들도 공급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줄어든 수요에 맞춰 공급이 감소하고, 결국에는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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