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하반기로 예정된 지하철 기본요금 인상 폭을 300원에서 150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150원으로 인상 폭이 낮아지면 내년 총선 이후에 추가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코레일 등 지하철 관계기관 간 요금 인상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코레일 측이 서민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150원만 우선 올리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후보자도 이날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 관련 질의에 “4월에 300원을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서민 물가 상승 부담 등의 이유로 미뤄졌다”며 “이를 분리해 올해 하반기 150원을 인상할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존에 코레일은 300원 인상안에 부정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라는 점과 국토부가 요금 인상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최근 전기요금 인상 등이 이어지면서 부담을 느낀 중앙정부가 나선 결과로 보인다.
서울시는 막대한 지하철 적자 규모 등 재정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코레일의 제안에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지하철은 서울시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과 연결되어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에서도 코레일·인천시·경기도와의 협의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레일과 150원 인상안을 두고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가 현재 300원 인상안을 관철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올해 하반기 지하철 요금을 150원만 인상할 경우에는 내년 총선 이후 150원을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버스 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기존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버스 기본요금 인상 폭은 간·지선버스 300원, 광역버스 요금은 700원, 마을버스는 300원, 심야버스는 350원이다. 시는 5월 안에 기관 협의를 마무리 짓고 6월 물가대책위원회에 최종 요금 인상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후 관련 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8~9월쯤 요금 인상 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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