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비교적 낮은 변동성을 나타내는 코픽스(COFIX)를 기반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대출금리의 공시항목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시장금리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금융소비자들의 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함이다.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7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었다고 4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은행권 금리산정체계 정비 방향과 상생금융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금융위는 은행들의 자체 금리산정 점검 시 대출금리 조정·변동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주요 항목으로 관리·점검토록 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시행하는 개정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따라 은행들은 반기마다 자체적으로 금리산정을 점검한다. 또 금리 인상·인하기에 은행이 취급하는 대출의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시계열적으로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공시항목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시장금리 변동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을 개발·확대하기로 했다. 지금은 신용대출 상품 대부분(약 85%)이 기준금리로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시장금리를 활용하고 있어 금리 상승이 차주 부담으로 직결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코픽스와 연동한 신용대출 상품 개발에 대해 일부 은행은 적극 호응했고, 일부는 내부적으로 개발이 가능한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며 “모든 은행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는 않더라도 몇몇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출금리 구성항목 중 가산금리 산정 근거도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은행별로 편차가 크거나 과도하게 높은 경우는 없는지 점검하고, 필요 시 은행권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할 계획이다. 우대금리 등 복잡한 금리산정체계를 이해하기 쉽게 개선하고, 대출금리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항목의 단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금리 인상기에는 은행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지만 금리 인하기에는 대출금리 하락 폭이 크지 않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회의에서는 은행권 상생금융 내실화 및 활성화 방안도 논의됐다. 금융감독원은 분기마다 ‘상생·협력 금융 신상품’ 우수 사례를 선정하기로 했다. 우수 사례 선정 시 홍보 지원 및 포상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은행권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상생 금융을 개별 은행이 수행하기보다는 은행권 공동의 상생금융 전담 기구를 설치해 관련 업무를 분리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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