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안팎의 거센 압박에 결국 ‘탈당 및 조기귀국’ 카드를 수용했지만,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탈당과 즉시 귀국을 선언했으나, 돈봉투 사건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대단한 발표라도 할 것처럼 떠들썩한 기자회견을 자처했던 송 전 대표였지만, 그저 상황을 모면해 보려는 핑계와 꼼수만이 가득한 한 편의 ‘국민 분노 유발극’이었다”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가 자신의 혐의는 전면 부인하면서 정치적 책임만 거론했다는 것이다.
유 수석대변인은 “돈봉투 사건에 대해 여전히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후보가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 등 변명으로 일관하는 답변은 이재명 대표의 과거 모습과 데칼코마니”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결국 국민이 아닌 민주당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할 일 다했다는 듯한 꼬리 자르기 탈당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비호하면서 송 전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소도둑은 숨겨주면서 바늘도둑을 벌하는 꼴”이라며 “애초부터 도덕성 자체가 없으니 죄의 경중도 나눌 줄 모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 송 전 대표의 탈당으로 꼬리 자르기 하지 말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여야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홍 시장은 “당에 해악을 끼친다고 자진 탈당하고 검찰 수사 받겠다는 송영길, 당에 해악을 끼치든 말든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는 이재명, 전광훈 늪에 빠져 당이야 어찌 되든 말든 나만 살면 된다는 여당 지도부, 이러다가 정말 제3지대 당이 탄생하나”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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