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착륙했다. 답변의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보험 부문에 AI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이를 해결한 기술이 등장했다.
22일 보험 및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임직원 대상으로 챗GPT와 유사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화재는 지난 16일 미국의 생성형 AI 전문기업 위커버와 ‘AI 기술 손해보험업 적용’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보험업계에 생성형 AI 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화재는 업무 효율화 차원에서 임직원용 AI 챗봇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 약관은 방대하고 내용이 복잡한 탓에 보험사 직원들도 담당 분야가 아닌 이상 특약 사항을 모두 숙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 불가피하지만, AI 챗봇이 도입되면 이 같은 절차가 생략된다. 콜센터 직원도 AI로부터 답변을 받아 고객에게 안내해줄 수 있어 민원 처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이런 장점을 활용해 불완전 판매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가 추진하는 AI 챗봇의 핵심은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이다. 그동안 챗GPT와 같은 독립형 언어 모델은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럴싸한’ 문장은 생성할 수는 있지만 내용의 정확성까진 담보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법률·의료·보험 등의 실무 영역에 활용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챗GPT에 보험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실재하지 않는 것을 있는 것처럼 꾸며 답하거나 오류가 있는 정보를 내놓는다.
그러나 RAG는 생성모델에 검색 기반 모델을 결합해 챗GPT의 한계를 보완했다. 데이터를 얻기 적합한 출처를 먼저 검색해 찾아낸 뒤 답변을 생성한다. 쉽게 말해 챗GPT가 온라인 전반에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정보를 수집한다면, RAG는 ‘삼성화재 약관’이라는 정답 노트를 보면서 삼성화재 보험에 관해 설명해주는 셈이다.
향후 고객이 직접 보험사 홈페이지 또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공되는 AI를 통해 상담을 받는 시스템도 구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권에는 보안 목적으로 내부망과 외부망을 구분하는 ‘망분리’ 규제가 있어 내부 고객 데이터를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고객이 직접 AI에 가입 상품, 개별 상황 등을 설명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찬열 위커버 대표는 “특정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그에 맞는 보상 범위나 절차를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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