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5) 할머니가 3·1절에 열린 수요시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한 제1585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약속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진심이라고) 믿고 있다. 약속을 내려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수요시위에 참석한 건 약 3년 만이다.
이 할머니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용산구 효창공원에 영정을 모신) 안중근 의사와 김구 선생에 이어 나를 세 번째로 찾아왔다. ‘대통령이 안 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해 깜짝 놀랐다”며 “대통령이 됐으니 ‘해주시겠구나’라는 생각에 춤도 췄지만 너무 바쁘시더라. 오늘은 ‘꼭 해주십시오’ 말하기 위해 큰마음 먹고 (집회에) 왔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회부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가서 갖은 고문을 당하고, 죽으면 쓰레기에 내팽개쳐졌다. 그런데 일본은 ‘죄가 없다’며 거짓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요 시위) 32년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일본이 너무나 악랄하다”며 “일본은 한국에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본인들이 내놔야지 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양 할머니는 “일본에 사죄받고 제대로 된 돈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일본과 강제징용 배상안에 합의한다면) 굶어 죽어도 그런 돈은 천 냥, 만 냥을 줘도 필요 없다”고 반발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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