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찰풍선 사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자국 영공을 침범한 새로운 고고도 미확인 비행물체를 각각 추가 격추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캐나다 영공을 침범한 ‘미확인 물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체는 캐나다 북부 유콘 지역에서 확인됐다.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를 감지했고, 미국 F-22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군이 물체 잔해를 회수해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통화하고 미확인 무인 물체에 관해 이야기 했다”며 “양 정상이 격추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주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고고도 물체가 발견돼 F-22 전투기로 격추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미 정부가 본토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지 일주일 새 비행물체 3개가 격추된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격추한 물체의 기능과 목적, 출발지 등에 대한 정보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알래스카에서 격추한 물체가 4만ft(약 12㎞) 상공을 날고 있었고, 최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보다 작은 소형차 크기라고 언급했다. 또 해당 물체 비행 고도가 민간 항공기 운항에 상당한 위협을 가해 즉각적인 대응을 했다고 했다.
미 상무부는 전날 중국 정찰풍선 개발과 관련된 베이징 난장 우주 기술, 차이나 일렉트로닉스 테크놀로지 그룹 산하 제48 연구소 등 5개 기업과 1개 연구소를 수출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상무부는 이들 기관이 “인민해방군의 정찰 풍선 및 비행체 개발을 비롯한 군 현대화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난장 우주 기술은 제트 여객기보다 높은 고도로 움직이는 중국 최초의 비행선을 개발한 곳이다. 인공지능(AI)으로 구동되는 고고도 무인항공기 특허를 보유한 이글스 맨 항공 과학 기술도 명단에 포함됐다.
중국은 민간 비행체가 불가항력으로 미 영공에 진입했다는 거듭된 해명에도 미 정부와 의회가 대응 수위를 높이자 “풍선 사건을 구실 삼아 제재를 남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비행체 사건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타깃 삼아 수출 통제를 남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빌미를 제공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디커플링 전략을 고려하면 향후 더 많은 중국 기술기업이 이러한 제재의 영향을 받는다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 세력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미·중 갈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 정치인들은 민주주의를 도구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하루빨리 자신의 제도적 결함을 직시해 미국 및 세계에 도움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전웅빈,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