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피의자로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하자 “윤석열정부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22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한 즉석연설에서 “시장과 도지사 10년 남짓할 동안 나흘 중 사흘을 압수수색, 조사, 감사를 당했지만 아직 살아있다”면서 “제가 대선 때부터 대장동 특검하자고 요구했는데 이상한 핑계를 대면서 거부하더니 이렇게 조작하려고 특검을 거부한 것이냐”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정권의)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저는 국민의힘 당이 아닌 국민의 힘과 역사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 대표를, 대선 경쟁자였던 사람을 이렇게 소환 통보하는 것은 이 정권이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사상 유례없는 폭거”라며 “억지로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가 아닌 사냥을 하는 윤석열정부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이 통보한 소환조사일인 28일에는 이 대표의 ‘호남 경청투어’가 예정돼 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일방적으로 통보해온 28일엔 (소환조사에) 응할 수 없다”며 “서면조사에 응할지 여부도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면서 제대로 된 조율 없이 갑자기 통보한 것도 매우 부적절하고, 더군다나 이 대표의 광주 방문 일정이 이미 공개됐음에도 딱 그날에 맞춰 소환을 통보한 것은 소환조사를 거부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당하면 소환에 응하라”며 파상 공세를 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이 대표가)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행보를 할 때가 아니라 ‘수사 속으로, 고백투어’ 행보를 할 시간”이라며 “설마 169석 호위무사 뒤에 숨어 스스로 위리안치(유배된 죄인을 가시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것)하는 기상천외한 선택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거대 의석의 방패막이 뒤에 잠시 몸을 숨겨볼 수는 있어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논평했고,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떳떳하다면 검찰에 출두해서 당당히 조사를 받으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욱 박민지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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