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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개혁 필요하나 대화 없는 정부 일방 추진은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 200여명과의 노동·교육·연금 등 3대 분야 개혁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여당에 노동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3대(노동 연금 교육) 개혁 중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은 노동개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노조 깜깜이 회계 방지법’을 발의했다. 21일엔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당내에서 “노동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가 뭉치자”고 호소했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원칙 대응을 통해 대통령 지지율이 치솟자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식으로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노동개혁의 당위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민주노총 등 일부 노동단체의 과격한 투쟁이 노동개혁 동력에 힘을 실어준 측면도 있다. 비노조원에게 위해를 가하고 건설 현장에서 조폭을 방불케 한 폭력과 업무 방해를 일삼은 행위는 국민의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불투명한 재정 운영 의혹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여당의 분위기를 보면 ‘민주노총 때려잡기=노동개혁’으로 여기는 듯하다. 노동계 불법 행동은 단죄하되 노동개혁은 그것대로 노사, 국민과의 공감대를 이루며 진행하는 게 맞다. 21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친윤계 모임에서 언급한 조언은 그래서 경청할 만하다.

이명박정부 때 입각한 이 전 장관은 “과거 정부 주도로 노동개혁을 일방 추진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노사 간 긴밀한 대화를 통해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협의 과정을 추출하면서 전략적이고 치밀하게 진행할 때 (노동개혁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추구하다 노동계와 계속 부딪혔다. 특히 박근혜정부는 저성과자 일반해고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다 노사정 대타협이 파기되기도 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으라는 것이다. 진보 인사가 아닌 보수 정부 장관 출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은 소중히 여겨야 한다. 정부가 역점을 두는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문제는 민주노총 조합원만이 아닌 일반 근로자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다. 노조는 법과 원칙 수호의 대상일 뿐 아니라 개혁의 파트너이자 이해당사자다. 강공 및 일방 추진으로 개혁이 성공한 사례는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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