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어렵게 유치했던 국책사업들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전북도는 부안과 고창을 잇는 노을대교 건설사업을 올해 착공하지 못한다고 8일 설명했다. 시공사 선정이 3차례나 유찰됐기 때문이다.
익산국토관리청이 6월부터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입찰 공고했으나 모두 1개 업체씩만 신청해 유찰됐다.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린 주된 이유는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청이 총 공사비를 3.6% 올렸지만 결과는 같았다.
노을대교는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와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를 잇는 연장 8.86㎞ 규모의 해상 교량이다. 3870억원이 소요된다. 지난해 8월 제5차 국도·국지도 계획에 반영되자 지역 정치권이 “17년의 기다림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지만 2030년 완공 목표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꿈의 운송수단으로 꼽히는 하이퍼튜브의 새만금 종합시험센터 조성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전북 미래 성장의 중요한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탈락했다.
시험센터 조성사업은 새만금 농생명용지에 2024년부터 2032년까지 모두 9046억원을 투입해 시험선로 12㎞를 구축하고 연구동, 차량기지 등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는 최근 이 사업을 예타 대상 사업에서 제외했다. 구체적인 추진과정 제시가 부족한데다 사업이 시급하지 않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전북도는 사업 계획을 보완해 다시 신청한다는 방침이지만 곧바로 정상 궤도에 올라탈지는 미지수다.
국립호남권청소년디딤센터 건립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익산시 함열읍에 들어설 이 센터는 정서·행동장애 청소년의 치료·재활을 돕는 치유 전문 기관으로 국비 200억원이 투입돼 2026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북도와 익산시가 부지 매입비와 설계용역비로 모두 17억원을 요청했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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