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올해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80만명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비대면·디지털 관련 노동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다만 내년에는 기저효과와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발표한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에서 올해 취업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약 79만1000명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로 인해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운수 및 창고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KDI는 비대면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배달 인력수요가 증가했고,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며 IT 관련 일자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8만4000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지난 5월 경제전망 발표 당시 취업자 수가 올해 60만명, 내년 12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전망치는 높이고 내년 전망치는 낮췄다. 그만큼 내년 취업 시장 전망이 암울하다는 뜻이다.
KDI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고용 여건에 따른 취업자 수가 올해 77만1000명에서 내년엔 10만2000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봤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도 내년 취업자 수를 1만8000명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구조 변화가 취업자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KDI는 코로나 여파로 줄었던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다시 늘면서 내년 취업자 수는 15만1000명 늘어나겠지만, 핵심노동인구(30~59세)의 감소로 취업자가 16만9000명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KDI는 내년 취업자 수 감소는 올해 취업자 수가 많았던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일 뿐, 고용 여건 악화를 뜻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KDI 관계자는 “노동 투입의 감소가 우리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노동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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