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령층이 치아를 잃은 뒤 임플란트 등 복구 조치를 취하지 않고 빈 곳을 방치해 씹는 능력이 떨어지면 치매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음식 씹는 능력이 저하되면 뇌의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이 잘게 쪼개지지 않아 영양소가 몸에 잘 흡수되지 못하고 잇몸 등으로 들어간 음식이 썩어 만성 치주염 등을 일으켜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치아 상실과 치매 발병의 상관성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세대 치대 치주과학교실 차재국·박진영·고경아 교수팀은 2014~2020년 치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60세 이상 488명(치매군 122명, 대조군 36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 488명은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첫 진료 후 다시 병원을 찾은 이들로 초진 당시에 치매를 앓던 환자는 없었다.
연구팀은 소실 치아 개수와 치아 복구 조치 비율로 두 시험군의 저작 능력(음식물을 씹는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치매군의 평균 감소 치아 수는 6.25개로 대조군(4.53개)보다 더 많았다. 소실 치아 방치 비율도 치매군(56.48%)이 대조군(42.6%) 보다 높았다. 반면 임플란트나 보철 치료로 빈 곳을 메워 저작 능력을 보존한 비율은 대조군(77.48%)이 치매군(66.56%) 보다 더 높았다.
연구팀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 소실, 발치 등으로 치아를 잃기 쉽지만 그대로 놔두면 음식을 잘 씹지 못하게 된다”며 “임플란트와 보철 치료로 저작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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