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사적인 발언을 외교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자정 무렵 미국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금 어떻게 해서든지 국익을 위해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그런 일로 외교 참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무대 위의 공적 말씀도 아니고, 지나가는 말씀으로 이야기한 것을 누가 어떻게 녹음을 했는지 모르지만, 진위도 사실은 판명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뉴욕 시내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미 의회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당시 윤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 관계자는 “거짓말 같지만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뒤따라가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발언에 대해)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면서 “다음 회의가 많이 지체됐기 때문에 부리나케 나가면서 한 말씀인데 크게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 표명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공적 발언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며 “어떤 회담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취지”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 발언을 둘러싸고 ‘국회’와 ‘이 XX들’이라는 단어는 미국 의회를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은 확대됐다.
이 관계자는 ‘사적 발언이라고 해도 해당국 의회 관계자들이 불쾌감을 표할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제가 볼 때는 해당국이 어떤 나라를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글로벌 펀드 공여 근거와 관련해서는 미국 의회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3년간에 걸쳐 1억 달러 공여하는 것과 미국 의회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은 미국 의회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해명이다.
뉴욕=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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