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2019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대한 기획재정부 개입 의혹 감사를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감사원이 재개할 경영평가 감사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1년 진행됐다가 좌초된 사안이다.
감사원은 2020년 8월 특정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점수를 기재부가 개입해 부당하게 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2021년 초 이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당시 정부 시책을 따르는 공공기관은 평가점수를 후하게 주고, 그렇지 않은 기관은 낮은 점수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병호 현 감사원 사무총장은 당시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해당 감사를 지휘했으나 감사원 주무과장이 A과장으로 교체됐고 감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유 총장은 당시 감사가 좌초된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고 보고 A과장 등 5명을 최근 직위 해제하고 이들에 대한 내부 감찰을 지시했다. A과장 등은 당시 기재부에 대해 ‘봐주기 감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허위 공문서까지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를 재개해 당시 기재부 개입 의혹을 확인하는 한편, 갑작스러운 인사의 배경 및 봐주기 감사 의혹과 연루된 ‘윗선’까지 감찰을 통해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은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기재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감사를 8월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공기관 경영평가 감사는 유 총장이 공공기관감사국 국장으로 재직했던 2021년 초 시작됐다.
기재부가 특정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점수를 부당하게 조정하는데 개입했다는 폭로(2020년 8월 25일 국민일보 1면 참조)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기재부는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조정해 공공기관을 길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정부 정책을 적극 따르는 공공기관이 평가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으며 기재부에 ‘찍힌’ 일부 기관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 당시 국장은 해당 감사에 적극적이었으나 최성호 당시 사무총장 등 감사원 수뇌부는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당시 총장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현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한 뒤인 2021년 9월 말 갑작스럽게 인사를 단행해 해당 감사 주무과장을 A과장으로 교체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전직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 감사팀에서 기재부 개입 정황을 일부 확인했지만 A과장이 인사 발령을 받으면서 감사가 사실상 중단됐다”며 “당시 인사 발령은 감사를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유 총장 등 현 감사원 지도부는 당시 지도부가 정부를 겨냥한 감사를 고의로 무마시켰다는 의심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또 A과장에 대한 이례적인 인사의 배경에 대해서도 명확히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인사권을 행사했던 최 당시 총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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