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계 좌장이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이재명 전선’을 이끌고 있는 설훈 의원은 “이재명 외에 새로운 대선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설 의원은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좋은 인재가 많다. 꼭 이재명으로만 다음 대선을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대선 후보의 조건으로는 ‘도덕적 결함이 없는 사람’을 꼽았다. 설 의원은 “그런 결함이 없는 깨끗한 사람이 얼마나 많냐”면서 “5년 사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경선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이재명 의원 견제에 앞장서고 있는 설 의원은 “이 의원이 등장한 후부터 민주당 내에 언로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이 의원 눈치를 보느라 당에 대한 ‘진언’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설 의원은 “두 가지 원인이 있다”면서 “하나는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극렬 이재명 지지자들이 이 의원과 견해가 다르면 ‘수박’이니 뭐니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로 공격을 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공천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다음 선거 공천에서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지금 개딸이라는 사람들이 ‘다 내쫓아라’ ‘탈당하라’고 하는데, 여기에 이 의원 뜻이 묻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당이 분열되면 차기 총선은 절대 못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을 향해 당대표 후보 사퇴도 촉구했다. 설 의원은 “그렇게 하는 것이 이 의원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길”이라며 “이 의원의 목표는 5년 뒤에 대통령이 되는 것일 텐데, 당대표가 되는 것은 이 과정에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이 의원이 그만둔다면 나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비명(비이재명)계 당권 주자들의 ‘컷오프(예비경선) 후 단일화’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했다. 설 의원은 “컷오프 이후엔 이 의원과 나 그리고 다른 한 명이 남을 텐데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은 금방 단일화가 될 것”이라며 “만약 예비경선에서 (다른 한 명이) 나보다 많이 득표한다면 그 사람에게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셀프 공천’ 의혹에 대해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조사를 해 진위를 파악해야 한다”며 “사실이라면 그에 대응하는 조치를 해야 하고, 아니라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무실 탁자에 ‘인간 이재명’이라는 책이 놓여 있어 ‘왜 갖고 있느냐’고 묻자 설 의원은 “누가 준 책인데 (이 의원이) 어떤 분인지 봐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고 있는데, 재미는 없더라”며 웃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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