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개발과 시험비행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분에게 영광을 돌린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첫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공군 안준현 소령(공사 54기)은 20일 “항공기가 땅에서 떨어지는 이륙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조종간을 당기면서 항공기가 부양하는 그 순간의 뭉클한 감동이 남아 있다”고 역사적인 첫 비행의 소감을 밝혔다. 안 소령은 전날 경남 사천에서 KF-21 시제기에 올라 33분간 시험비행을 수행했다.
안 소령은 “내색은 안 했지만 실은 이륙 직전까지 마음속의 부담이 컸다”며 “막상 이륙 후 사천 상공에 떠오른 뒤부터는 순조롭게 경로대로 비행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에서 개발시험비행 조종사로 임무를 수행 중인 안 소령이 KF-21 시험비행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다. 그는 “1년여간 크고 작은 교육과 훈련이 있었다”며 “항공기 계통 교육부터 조종절차 숙달 훈련, 조종특성 평가 시뮬레이터 탑승, 모의 임무수행 통합훈련, 각종 절차와 교범 검토까지 쉼 없이 반복 숙달한 결과 최초비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소령은 KF-21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조종해 보니 안정감이 있었다”며 “이륙 시 출력과 가속력이 우수했고 어려움 없이 원하는 조작으로 이륙이 가능했다. 착륙할 때도 항공기가 무거움에도 충격이 매우 적어 부드러운 착륙감을 보였다”고 답했다.
안 소령은 2026년까지 2200여 소티(출격 횟수)를 통해 KF-21을 시험비행하는 과정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는 “2200소티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수많은 기술의 집약체인 항공기를 검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시험비행을 안전하게 완료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 소령은 “최초라는 타이틀에 크게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며 “순서가 조금 먼저 온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해야 할 임무에 최대한의 노력과 능력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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