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이준석 대표 중징계 이후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행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체제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윤 대통령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행이 윤 대통령을 만난 다음 날인 11일,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권 대행이 윤 대통령을 서울 모처에서 만나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12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윤 대통령도 권 대행의 설명을 듣고, 동의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준석 중징계’ 이후 조기 전당대회 쪽으로 기울었으나, 당헌·당규 해석에 대한 권 대행의 설명을 듣고 입장을 선회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조인 출신의 윤 대통령은 당헌·당규에 따르면 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권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운영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윤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권 대행은 “대통령과의 비공개 대화 내용에 관해서는 제가 확인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권 대행은 그러나 이 대표와의 소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결정 이후 5일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권 대행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권 대행이 직무대행 체제로 위기 상황을 수습한다는 방안을 사전에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권 대행은 지난 8일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 발표가 나온 직후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즉, 권 대행이 ‘직무대행 체제’를 공개적으로 먼저 밝힌 이후 윤 대통령에게 사후 보고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권 대행 체제를 마지못해 수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권 대행 간의 불협화음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한 의원은 “권 대행이 당의 권력을 독식한다는 비판도 있다”면서 “이제부터 당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권 대행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