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7일에도 후반기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 아무런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상대방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네 탓’ 타령을 이어갔다.
국회의힘은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 구성 등을 전제로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겠다는 민주당의 제안을 일축했다. 민주당도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하자는 국민의힘의 역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의장을 단독으로 선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현행법상 국회의장 선출 없이는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 진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장 단독 선출 방침에 강력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진심으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반환할 생각이라면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을 끼워팔기하고 있다”며 “사개특위를 구성하고 헌법재판소 제소를 취소하는 조건은 수용 불가”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역제안을 거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게 받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벽하고 얘기하는 것(같다)”이라고 비꼬았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를 필리핀 특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국회 정상화에 관심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국회를 정상화하고 민생 현안과 인사청문회를 챙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의장 선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여당이 책임 있는 양보안을 내면 절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장단을 먼저 선출하는 등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주환 정현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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