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 개편 방침에 초·중등 교육계를 중심으로 반발 후폭풍이 거세다. 당분간 여러 논란이 예상되지만 문제의 초점은 결국 내국세 수입의 20.79%를 떼는 교부금 산정 방식에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윤석열정부는 지난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교육교부금 개편 방침을 밝혔다. 핵심은 세수가 증가하면 자동으로 교육교부금이 늘어나지만 학령인구는 반대로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교부금은 10년 전인 2012년(39조2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지만 같은 기간 초·중·고교 학생 수는 672만1000명에서 532만명으로 140만명 이상 줄었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교육교부금은 81조3000억원으로 전망된다. 그간 교육교부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부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국가 전체적인 재원 배분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4년 동안 중앙정부 채무가 49.7% 늘어날 때 전국 교육청의 지방교육채(채무) 규모는 96.7% 감소했다.
이번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은 이러한 비효율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일단 기획재정부는 고등교육(대학) 재정 확충에도 교부금을 쓸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초·중·고 학생 1인당 정부 지출액은 1만2339달러로 OECD 평균(9913달러)보다 2426달러(24.5%) 많았지만, 대학생 1인당 정부 지출액은 한국(6266달러)이 OECD 평균 1만3389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결국 근본적인 개혁은 교육교부금 산정방식 개편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예정처는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방향’ 보고서에서 소득 증가·물가 상승·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 혹은 교육수요에 기반한 산정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해외 교육재정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과 같은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은 내국세 연동방식이 아니라 다른 예산과 같이 국회 또는 지방의회에서 교육환경과 재정수요를 감안해 매년 적정 규모를 산정한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재정과 교육재정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지자체가 정부의 개편 예고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변수다.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실·학교 증축 등 미래 재정 수요를 반대 근거로 들고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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