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내려간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거래절벽 상황은 여전하지만, 집값 내림세 조짐이 곳곳에서 관측되면서 ‘하락’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최근 들어 집값 상승을 이끌어 온 서울 용산구와 강남 일대의 주간 집값 상승률이 꺾이는 등 하향 안정 전망이 눈에 띄고 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상승과 하락 진단이 엇갈린다.
26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전월(92)보다 크게 떨어진 78로 집계됐다. 2019년 3월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70대를 기록했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부동산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시작된 2020년 6월에 130까지 치솟은 뒤 줄곧 100을 넘어왔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 집값의 상승·하락 전망을 조사해 수치화한 지표다.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전망이 높고, 반대로 100 미만이면 하락 전망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78까지 떨어졌다는 건 시장에서 향후 집값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주간 통계로 보면 서울 집값의 하락 조짐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대부분 지역이 내림세를 탔다. 여기에 지난달까지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용산구마저 지난주에 보합(0.00%)으로 돌아섰다. 강남 4구가 속한 서울 동남권은 0.01%로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도 집값이 ‘강보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지지를 얻고 있다. 원자재값 인상으로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데다, 전셋값이 올라 매매 전환 수요가 뒤따를 수 있다. 무엇보다 고물가 상황에서 집값만 혼자 역행할 리 없다는 거시 관점의 분석도 나온다.
집값 하락 전망은 서울의 일만은 아니다. 전국 매매가격전망지수도 82를 찍었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기준점(100)을 넘은 곳은 강원도(105)와 충북(100)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100을 밑돌았다. 특히 서울과 함께 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어 온 경기도(77)와 인천(71)의 매매가격 전망이 크게 식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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