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제주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일부 관광업체가 무리한 사업 진행으로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 해역에서 최근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돌고래 관광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해역에만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유영하는 모습을 배 위에서 직접 보는 상품이다. 대정읍 일대 3개 업체가 총 8대의 배를 운영하고 있다. 1인당 3만~5만원을 내면 1시간 가량 운행한다.
업체 측은 전체 선박관광 시간 중 일정 시간만 돌고래 관광에 할애한다는 입장이지만 8대가 하루 여러 차례 복수 운항을 하는 데다 업체 간 경쟁으로 초근접 관광을 자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양수산부는 제주 연안에 120마리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고 2017년 남방큰돌고래 관찰 지침을 마련했다. 지난해엔 남방큰돌고래 지킴이단까지 시범 운영에 들어갔지만 현장에선 돌고래 무리와 50m 이상 떨어져 운항해야 한다거나 3척 이상 선박이 동시에 돌고래 무리를 둘러싸지 않도록 한 해수부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도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수시 모니터링을 통해 업체들의 위협 행위를 촬영해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과태료 부과 규정을 담은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최근에는 돌고래 관광 수요가 늘면서 낚시선박이나 제트스키 등을 이용한 개별 행위까지 늘고 있다.
관광 잠수함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자 천연기념물인 서귀포 문섬 일대 해역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최근 문섬 수중 암반과 산호 군락이 관광 잠수함 운항으로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제주도는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민관 합동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제주 자연이 제대로 보호될 때 제주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며 “보호종(구역)에 대해 더 세심한 관리 규정과 강도높은 제재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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