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 그리웠죠”… 식탁 교제가 돌아왔다

Է:2022-06-0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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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인턴기자가 간다] 다시 문 연 교회 식당 가보니

서울 충신교회 성도들이 주일인 5일 서울 용산구 교회 식당에서 담소를 나누며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그래 이 맛이야.’

멸치볶음과 콩나물무침은 양념이 골고루 잘 배어 있었다. 소고기뭇국은 진한 육수가 일품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2년 4개월 가까이 문 닫았던 교회 식당이 문을 열었다. 본격적인 ‘식탁 코이노니아’(교제·사귐)가 돌아온 것이다.

5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충신교회(이전호 목사). 이날부터 식당이 다시 열린다는 소식에 성도들은 예배를 마치자마자 교회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기 행렬이 금세 식당 건물을 한 바퀴 돌았다. 배식을 받아 자리를 잡은 성도들 사이에서는 연신 “와 너무 맛있다. 이 맛이 그리웠다”는 찬사가 그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인근 효창동에 있는 효창감리교회(김정만 목사) 5층 식당에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예배가 끝나자마자 성도 100여명이 식당 앞에서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날 메뉴는 제육볶음과 쌈채소, 애호박볶음, 오이지무침, 볶음김치, 김, 흰쌀밥으로 구성됐다. 교회 관계자는 “오랜만에 식당 문을 열었다고 어느 성도 가정이 사비를 보태 마련한 식단”이라고 귀띔했다.

서울 효창감리교회의 점심 메뉴. 제육볶음과 쌈채소, 애호박볶음과 오이지무침 등이 보인다.

식당 문은 활짝 열렸지만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엿보였다. 효창감리교회의 경우, 방역을 위해 식당 내 모든 테이블에는 투명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성도들은 한 칸씩 띄어 앉아 식사했다. 하지만 식사를 마친 뒤에도 그동안 밀린 얘기를 나누느라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이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부교역자들과 함께 설거지를 담당한 효창감리교회 김정만 목사는 “그동안 교인들에게 ‘(여럿이서) 커피 마시지 마라’ ‘밥도 먹지 마라’ 이런 잔소리로 마음이 불편했었다”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식당을 재개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교역자나 식당 봉사자, 일반 성도들도 활기차 보였다. 충신교회의 식당 운영을 총괄하는 김미녀(67) 권사는 “교회에 생기와 활력이 돈다”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이 이토록 반가울 수 없다”며 활짝 웃었다.

하지만 교회마다 최근 물가 급등에 따른 부담도 느껴졌다. 메뉴를 선정하고 식단을 꾸리는 데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울 번동평화교회(한봉희 목사) 김성찬 목사는 “물가 상승으로 식당 예산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권사님들이 반찬을 만드는 데 고민이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식당 운영팀은 발품을 팔아 좋은 재료를 찾거나 가성비를 더 따지기도 한다. 광주아가페교회 이단오(61) 권사는 “성도들의 주말농장 수확물이나 농사짓는 성도님의 밭 채소 등으로 자급자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국수, 겨울에는 떡국이나 국밥 등으로 간소하게 준비하면서 제반 비용을 줄이는 교회도 있다. 일부 교회는 식당을 재개하는 대신 코로나 극복과 지역사랑 차원에서 성도들이 교회 주변의 식당 등을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곳도 있다.

글·사진=유경진 박이삭 서은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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