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8일 앞두고 유권자를 향해 “면목이 없지만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윤석열정부의 취임 초 ‘허니문 효과’로 인해 민주당이 좀처럼 여론을 반전시킬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철저하게 몸을 낮추고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세 현장에서 ‘왜 민주당이 처절히 반성하지 않느냐’는 질책이 많다”며 “정말 면목이 없다. 정말 많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10초간 깊이 허리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염치가 없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며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시면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꾸겠다.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86세력의 불출마 선언 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86 용퇴도 그렇고 젊은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의 기득권이 어떤 과정을 거쳐야 쇄신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당내 논의를 거쳐 금주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언급한 ‘기득권 쇄신안’에 대해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며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박 위원장의 회견에 대해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이 회초리를 들고 꾸짖을지언정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 것을 호소드린다”며 자세를 낮췄다.
비대위원장과 주요 후보들이 ‘반성 모드’를 보인 배경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의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특히 낙승을 예상했던 계양을 보선에서도 이 후보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이자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이 후보는 인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정당 지지율이 벌어져 우려되지만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역전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따른 컨벤션 효과 등으로 당 지지율의 변동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의 차이가 컸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해서 투표하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부터 유세 일정을 비공개로 바꾸고 계양을 주민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선거운동 기조를 전환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유튜버, 타 지역 지지자들과 함께 지역을 다니면 오히려 주민들이 소음 등 때문에 거부감을 가질 위험이 있다”며 “판세가 불리한 만큼 남은 기간 지역구에 주로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는 전날 “윤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날인 지난 2일에서야 계양구로 주소지를 옮긴 사실이 언론 보도로 확인됐다”며 그간 삼가던 상대 후보 공격에도 나섰다.
안규영 기자, 인천=김승연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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