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V리그 여자부가 조기 종료됐다. ‘봄 배구’ 포스트시즌도 없다. 코로나19가 급습한 2019-2020 시즌 이후 2년 만의 조기 종료다.
당시 ‘우승’ 타이틀 없이 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던 현대건설은 또 리그 1위 도중에 리그가 종료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이번 시즌 내내 압도적 경기력으로 갈아 치운 ‘역대 최강’의 기록은 남았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여자부 7개 구단은 21일 긴급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리그를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최종순위는 5라운드까지 성적을 반영,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 흥국생명 페퍼저축은행 순이다.
2005년 V리그 출범 후 조기 종료된 시즌은 2019-2020, 2021-2022 두 번뿐이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여자부 1위는 현대건설이다. KOVO는 정규리그에선 ‘순위’로 표현을 변경하고, ‘우승’은 챔피언결정전 승자에 한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두 번이나 우승 기회를 코로나19에 빼앗겼다.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아쉽게 리그를 마무리했지만 2021-2022 시즌 현대건설은 자타공인 역대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꼴찌였던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V리그 새 역사를 썼다.
V리그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9할 승률’을 이뤄냈다. 5라운드까지 27승 3패, 정확하게 90%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리그를 중단했다가 재개한 뒤 강행군 일정으로 체력이 바닥나면서 마지막 2경기를 패배한 결과다. 기존 역대 최고 승률은 2007-2008 흥국생명이 달성한 85.7%(24승 4패)다.
여자부 최다연승인 15연승 역사도 썼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IBK기업은행과 홈경기에서 3대 1로 승리하며 대기록을 작성했다. 흥국생명이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 두 시즌에 걸쳐, GS칼텍스가 2009-2010시즌에 각각 14연승을 달성한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V리그 남녀부 최초로 단일 시즌에 10연승을 두 차례 달성한 팀이 됐다. 개막 후 12연승을 달리던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에 시즌 첫 패를 당한 뒤 다시 승리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15연승까지 내달렸다.
최소경기 20승(21경기)을 기록하고, 27경기(26승 1패) 만에 승점 76점을 쌓아 단일 시즌 최다승·승점 기록도 넘어섰다. IBK기업은행이 2012-2013 시즌 25승 5패, 승점 73점을 기록한 지 9년 만이다.
미래도 밝다. 세터 김다인이 풀타임 2년차를 맞으며 한층 더 성장했고, 센터 이다현은 동료 선배이자 롤모델인 양효진과 양대산맥을 구축했다. 정지윤은 레프트 변신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그 최고 선수인 센터 양효진과 레프트 고예림이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재계약 여부가 중요하다. 괴물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 야스민과 동행을 이어갈지도 이목이 쏠린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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