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상향 적용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개점 후 가장 덜 붐비는 주말을 맞았다. 지난 2월 문을 연 뒤 주말마다 8만∼9만명이 방문했던 가장 ‘힙한’ 장소였지만 눈에 띄게 방문객 수가 줄었다.
점심시간인 오후 1시30분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식품관은 일요일인데도 평일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푸드코트 테이블 24개 중 5개나 비어있었다. 현장 직원은 “평소 주말의 4분의 1 수준”이라며 “주말에는 앉을 곳이 없어서 한참 기다려야 했는데 지난 8일부터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위생장갑을 낀 채 쇼핑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인 5층 ‘블루보틀’도 대기 인원이 10팀 정도로 급감했다. 블루보틀에는 주말이면 100팀 정도 대기하곤 했다. 블루보틀 직원은 “평소 1시간 가량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었는데 어제부터 손님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식당, 카페뿐 아니라 구찌, 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매장도 대기 인원이 2~3팀 정도로 크게 줄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도 비슷했다. 코로나19로 방문객 수가 크게 줄었던 롯데월드몰은 올 들어 빠르게 회복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날은 최근 주말 풍경과는 다소 달랐다. 어린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 어린이 놀이 시설은 줄을 서지 않고도 입장이 가능했다. 이 곳 직원은 “최근 주말마다 하루 입장객 수가 900명 이상이었는데, 어제 오늘은 100명 조금 넘었다”며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 그런지 고객 수가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입장권을 사려면 한참 동안 줄을 서야 했었던 아쿠아리움과 롯데월드 어드벤처도 방문객 수가 크게 줄었다. 입장객들은 대부분 10~20대였다. 한 방문객은 “기말고사 끝나서 오랜만에 친구들과 나왔다”며 “사람도 많지 않다고 해서 조심히 다녀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현대 서울 입점업체의 한 직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서 확진자가 나온 탓인지 식품관을 찾는 손님이 평일이고 주말이고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식품관을 오가는 사람이 현저히 줄었다.
다만 코로나19 2·3차 대유행 때처럼 외출하는 사람이 급감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카페 대부분은 만석이었다. 더현대 서울도 인기 있는 매장은 짧게 나마 대기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한편 온라인 쇼핑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지난 6일 이후 상승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6~8일 SSG닷컴의 배송 물량이 90%를 상회했다. SSG닷컴은 하루 최대 13여만건의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 밀키트, 마스크, 손소독제, 라면, 생수 등이 10~20% 이상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마트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전 주 동기 대비 17.8% 늘었다. 휴지·위생용품 매출은 57.0% 늘었고, 라면·컵밥 등 상온식품류 17.9%, 과일 16.5%, 쌀 8.5% 등도 10%대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 마켓컬리의 지난 6~8일 주문 건수도 전주 대비 4% 증가했다. 김치·국·밑반찬 등 반찬류 8%, 쌀·잡곡류 9% 등 ‘집콕’에 필요한 제품의 매출 증가폭이 컸다. 수도권 지역에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예상되던 시점부터 생필품 위주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문수정 정신영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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