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해체 쇼, 5시간 연속 백화점 털기, 고민상담소, 언박싱. 라이브커머스가 '모바일용 홈쇼핑'이란 편견을 뛰어넘고 있다. 기존 홈쇼핑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색다른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단순 판매자 역할을 넘어 콘텐츠 기획과 제작까지 담당하는 '커머스 크리에이터'가 떠오르고 있다. 쇼호스트·인플루언서·연예인·전문가 모두 '커머스 크리에이터'로 변신을 시도하는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이브커머스 환경에 최적화된 커머스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K쇼핑은 ‘라이브K’ 방송 등에서 활약할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핑호스트를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면 우대 선발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자체 라이브커머스 방송인 에스아이라이브(S.I.LIVE)의 전문 진행을 맡을 ‘퍼스널 쇼퍼’를 오는 31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퍼스널 쇼퍼는 단순히 매출 증가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고객과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직접 트렌드를 맞는 상품을 선정해 소개한다”고 말했다.
댓글창을 통한 쌍방향 소통에 익숙한 인플루언서 영입도 활발하다. CJ온스타일은 뷰티 유튜버 ‘요쿠키’, 테크 유투버 ‘방구석 리뷰룸’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외부 인플루언서를 영입해 콘텐츠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론칭한 ‘셀러 라이브’ 프로그램은 SNS 라이브 방송처럼 인플루언서 1인 방송 컨셉이다. 철저한 기획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플루언서와 팔로워가 함께 즉석에서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방송 중에 시청자와 협의해 다음 방송 상품과 브랜드를 정할 수도 있다.
예능형 라이브커머스를 위해 연예인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베이코리아는 CJENM과 협업해 디지털콘텐츠와 라이브커머스 총 2부작으로 구성된 ‘장사의 신동’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가수 신동이 회사를 찾아가 담당팀과 직접 할인가, 사은품 등을 협상하는 모습을 tvN D ENT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 협상 결과물은 G마켓과 옥션 웹사이트를 통해 방송되는 라이브커머스 본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라이브커머스 진출도 눈에 띈다. 최근 커머스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김태민 변호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 식품전문변호사로 유명하다. 식품법 전문가인 그가 직접 선정한 물건을 과장 없이 팔겠다고 하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네이버 역시 블로그나 지식IN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라이브 스타’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커머스 크리에이터 전환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유망 신직업’ 14개 중 하나로 커머스 크리에이터를 선정하고 전문인력 양성 지원을 확대했다. 지난달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조7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 최대 25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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