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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새 주인 찾아주시개…” 아픈 기억 씻고 犬생역전 꿈

고양·화성 유기견 보호소

도살장에서 구조돼 경기도 고양시 달봉이네 보호소에 온 ‘대한이’ 모습.

‘애완동물’을 기르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처럼 동물을 대하던 시선은 세월이 흐르며 점차 바뀌어 ‘반려동물’이란 용어를 낳았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집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개와 고양이의 수난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반려 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내버리는 ‘유기동물’이 지난해 13만 마리나 발생하며 급증했다. 10년 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경기도 고양시 달봉이네 보호소 유기견들이 지난달 24일 철제 우리 안에서 경계하는 자세로 일제히 낯선 방문자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과 더불어 살다가 버려진 이 개들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경기도 파주시 ‘카라 더봄센터’ 동물병원에서 유기견 ‘도토리’가 치료를 받고 있다. 도토리의 얼굴을 만지는 여성 수의사의 손에 흉터가 가득하다. 사람을 경계하는 유기견들을 다루다 생긴 것들이다.

경기도 고양시 산자락의 ‘달봉이네 보호소’에선 유기견 140마리와 유기묘 10마리가 살고 있었다. 지난달 24일 입구에 다다르자 개들이 짖기 시작했는데, 안에 들어서니 사람에게 학대받고 버려진 기억을 가진 녀석들은 일제히 구석으로 숨어들었다. 이곳에 들어온 유기견은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 개부터 입양 절차를 밟게 된다. ‘반려견’에게 ‘반려인’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보호소를 운영하는 원정자씨는 “여기선 개와 고양이 150마리가 저 한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한다. 이런 상황은 결코 반려일 수 없다. 관심과 사랑을 서로 주고받을 대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도 화성시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이 견사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입양 신청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복종훈련을 비롯한 사회화 교육을 마친 유기견 '마블'이 장애물 훈련을 하고 있다. 중형견인 마블은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3년째 나눔센터에서 지내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에선 훈련을 마치고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들이 꼬리를 흔들며 사람을 반겼다. 이곳의 유기견은 사람 손길에 적응하는 터치 둔감화 훈련부터 시작해 배변, 산책 등 사회화 교육을 받는다. 입양 희망자가 나타나면 전문 훈련사와 수의사의 상담을 거쳐 입양 여부를 결정하며, 입양된 반려견의 생활환경을 점검하고 보호자에게 반려견 훈련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두열 훈련사는 “정든 유기견이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주로 소형견이 입양되는데, 중·대형견 입양 문화도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라 더봄센터 관계자가 지난달 26일 유기견 ‘또또’를 쓰다듬고 있다.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던 또또는 이날 처음 손길을 허락했다.

사진·글=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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