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대표회장은 지난 12월 말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보름 동안 자가격리를 했다. 서울 종로구 한장총 사무실에서 지난 26일 만난 김 목사는 “팬데믹 극복을 위해 교회가 감당해야 할 책임을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면서 “교회발 집단감염 소식이 무척 가슴 아픈데 교회가 영적·사회적 지도력을 갖기 위해선 누구보다 방역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의 회복도 중요하지만, 혹시라도 교회로 인해 피해 보는 이웃은 없는지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을 지낸 김 목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한장총 총회에서 대표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1년이다. 그는 현재 서울 노원구 꽃동산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김 목사는 “한장총만 해도 한국교회의 70%에 달하는 장로교단의 연합체이지만, 그만한 역할을 하는지 의아할 때가 많다”면서 “임기 동안 내실을 다지고 코로나19 이후 한장총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장총의 주요 과제로는 회원 확대를 꼽았다. 그는 “한장총 회원 교단이 26개인데 이는 국내 100여개 장로교단 중 30%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장로교단을 대표하는 연합단체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선 회원교단 확대가 필수”라고 밝혔다. 한장총은 현재 5~6개 장로교단과 회원 가입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한장총은 5월과 7월에 각각 ‘한국장로교 신학대 연합찬양제’와 ‘한국장로교의 날’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김 목사는 “6월에는 유럽의 장로교 발상지 탐방 행사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모든 건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달렸다”면서 “무리한 행사 진행은 지양하고 방역 당국과 발맞춰 준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장로교회가 다시 부흥하기 위해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가 말하는 기본은 개혁교회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 칼뱅의 신학 사상이다. 칼뱅은 ‘기독교강요’를 통해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주께만 영광’이라는 신학 사상을 집대성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어려울수록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희망찬 미래만 꿈꾸며 인간적 지혜만 따라 계획을 세워봐야 바른길을 찾을 수도 없고 제대로 된 청사진도 그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도 전염병이 지난 뒤 교회가 부흥했다”면서 “본질을 회복한 뒤 미래를 준비하면 분명 더 큰 은혜가 다시 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 전문가다. 1986년 개척한 교회에는 교회학교 학생만 5000여명이 출석한다. 7000~8000명이 출석하는 장년 교인과 맞먹는다.
그는 “어린이들의 신앙은 어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하다”면서 “예수님도 어린아이 같은 신앙을 가져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시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코로나19 탓만 하지 말고 자신의 신앙이 바리새인처럼 타성에 물들지 않았는지 각자 돌아봐야 한다”면서 “교회도 본질로 돌아가고 교인들도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자”고 권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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