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코로나19 이익공유제에 대해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불황을 치유하는 것”이라며 ‘이낙연표 정책 드라이브’에 나섰다. 다만 이 대표는 기업의 자율적 참여가 원칙이라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익공유제가 ‘기업 팔 비틀기’라는 재계와 야당의 비판에 따라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불황을 방치하지 않고 연대와 상생의 틀을 만들어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는 보완적 논의”라고 말했다. 이익공유제가 단순히 코로나19 대응책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아우르는 정책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표는 기업의 반발을 고려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목표 설정과 이익공유 방식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이어 “당과 정부는 후원자 역할이다. 자율적인 상생의 결과에 세제 혜택과 정책적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원칙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홍익표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포스크 코로나 불평등 TF’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TF에서 이익공유제에 대한 다양한 외국 사례와 국내 모범 사례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최고위에서도 자발적인 참여를 우리가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은 이익공유제 국내 모범사례로 다양한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메스 DL이앤씨 이니스프리 이랜드리테일 LG생활건강 5개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 기업은 모두 협력사 및 중소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익의 일부를 가맹점 등과 나누고 있는 기업들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2020년 7월부터 화장품 브랜드인 ‘네이처컬렉션’과 ‘더페이스샵’의 직영 온라인몰을 가맹점주를 위한 플랫폼으로 개편했고, 온라인몰 매출을 오프라인 가맹점주들과 공유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는 단계에 있다”며 “구체적인 부분은 TF에서 검토해 인센티브와 같은 유인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익공유제의 정착을 위해 다양한 경제사회 주체들과 사회적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홍 의장은 “기업들이 하는 사회적 책임 활동을 분석하고 리모델링해서 공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모델로 바꿀 수 있을지 당이 고민하고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세제지원, 금융지원 등을 해야 하는데 법이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자발적 참여에 대한 회의론에는 “우리 기업과 사회를 너무 야박하게 보시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홍 의장은 플랫폼기업 등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배달앱 등 플랫폼기업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고 그렇게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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