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전세난에 대해 “대란 수준은 아니지만 현장 어려움을 긴장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법무부 감찰 결과에 따라 청와대에 해임을 요청할 수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세 대란 평가에 동의하나.
“통계상으로 거래량이 줄진 않았다. 계약갱신청구권이 행사되면서 기존 계약들도 연장되고 있지만 통계엔 안 잡힌다. 대란이라고 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 어쨌든 현장에서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해서 주시하고 있다.”
-‘임대차보호 3법’이 전세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내년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시행되는 탓에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좀 있다. 그렇다보니 전월세 수요가 증가한 면이 있다. 가을철 이사가 많기도 하고,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전세난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학군 등 수요와 선호도가 높은 몇 개 지역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 매매시장도 혼란스럽다.
“세계적인 초저금리 때문에 부동산이 오른 건 전 세계 공통 현상이다. 여기에 우리는 갭투자가 결합되며 더 가중된 면이 있다. 1가구 1주택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다주택자는 강력하게 규제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꾀한다는 정책의 원칙과 방향은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공시지가 현실화로 인한 부동산 보유세 증가도 논란이다.
“서울 기준 1가구 중저가 1주택자가 재산세를 추가 부담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될 거다. 부동산 가격대별로 세금 부담능력이 차이가 있다 보니 구간에 따라 다소 오르내리는 경우는 있겠지만 평균으로 보면 거의 영향이 없도록 방향을 잡고 설계하고 있다.”
-윤 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정 관리에 중요한 지점이 있어 거의 다 봤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에 대해 쉽게 말해 ‘위법한 지시인데 시끄럽게 하기 싫어서 수용했다’고 해 깜짝 놀랐다. 공무원이 위법한 지시를 왜 수용하나. 전 국민이 보고 있는데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더라. 윤 총장은 인식에 좀 문제가 있다. 민주국가에서 왜 권력기관을 선출된 정통성이 있는 문민이 통제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그러니 ‘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는 국민이 보기 불편한 얘기를 하는 거다. 선출직의 최고 정점인 대통령이 장관을 통해 지휘, 통제하는 건데 그런 개념들이 윤 총장에겐 막 뒤죽박죽 돼 있어서 놀랐다.”
-윤 총장이 정치를 할 것으로 보나.
“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더라. 그러면 일반 국민도 그렇게 들었을 거다. 퇴임 후 정치할 거 같은 사람의 중립성을 누가 신뢰하겠나. 윤 총장이 크게 오류를 범했다.”
-추 장관의 거친 태도 탓에 윤 총장 호감도가 올랐다는 평가가 있다.
“우리가 개인 스타일을 얘기하는 게 아니지 않나. 말을 절제해서 예쁘게 하는 경우도, 거침없이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걸 헌법과 법률에서 규정하는 범위 안에서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갖추면서 얘기해야 하는 거다.”
-당내에서 윤 총장 해임 요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 감찰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해임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긴 이르다. 감찰 결과에 정말 해임할 만한 사유가 있다면 형평성 있게 공직자에 대한 처분을 적용하면 된다.”
-야당의 라임·옵티머스 특검 요구는 내년 보궐선거용으로 보나.
“그래서 내가 정쟁이라고 하는 거다. 특검법 처리에 한 달, 특검 구성에 3주면 벌써 연말이 된다. 내년에 수사해서 여론전을 해야 자기들에게 이익이라고 보는 건데, 얄팍하다. 자기들에게 유리하지도 않을 건데 이상하다. 권력형 게이트라고 했지만 오히려 야당 인사의 거액 수수 혐의, 검찰 특수부 전현직의 카르텔 같은 게 나온다. 본질은 금융사기 사건이니 수사기관이 빨리, 제대로 수사해서 처벌하면 되는 거다.”
-협치가 생각보다 잘 안 되는 것 같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나아갈 방향도 깊게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합의안을 만들어도 국민의힘 역학 구조 탓에 걷어차이고 오니 좀 아쉽다. 18개 상임위원장도 우리가 폭력적으로 가지고 온 게 아니지 않나. 공정경제 3법도 두 당 대표가 만나 정책위의장 테이블 만들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 생각이 다른 게 보이다 보니 아무래도 힘을 받기 어려운 것 같다.”
-야당은 내년 556조원 예산안을 두고 ‘몰염치 예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야당이 집권했어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이 정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거냐고 물어보고 싶다. 주요 36개국 부채 비율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14% 포인트 정도 늘었다. 일본은 28.2% 포인트, 미국은 22.5% 포인트, 영국은 22.7% 포인트가 늘었는데 우리는? 겨우 6.5% 포인트다. 가장 돈을 덜 쓰고, 경제 효과는 가장 크게 본 나라다.”
-3분기 GDP 성장률이 1.9%로 반등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8·15 광화문 집회로 인한 2차 대유행만 없었다면 대충 0.5% 포인트 이상의 상승 효과가 더 있었을 거라는 점이다. 이 정도 성장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상급이다. 설비투자와 정보통신(IT)·바이오 분야 수출이 많이 는 것도 좋은 신호다.”
-금태섭 전 의원이 탈당하면서 당내 민주주의 논란이 불거졌다.
“좀 아쉽다. 본인이 생각하는 정당 혁신이 있다면 그건 안에서 치열하게 해야 하는 거다. 그리고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면 그 크기만큼의 책임을 져야 한다.”
강준구 양민철 이가현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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