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추행 의혹을 벗고 순직이 인정된 고(故) 송경진 교사 유족이 김승환 전북교육감 등을 상대로 낸 4억4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시작됐다. 첫 공판부터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앞으로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송 교사의 아내 강하정씨 등 유족 2명이 전라북도(김승환 교육감)와 당시 학생인권센터장이었던 염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첫 공판이 8일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박근정) 심리로 열렸다.
법정에서는 3년전 학생인권센터가 송 교사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원고측 변호인은 2017년 부교육감 등 10명을 상대로 이뤄졌던 검찰 신문조서 등 수사기록과 학생인권센터 조사기록을 증거로 신청했다. 또 당시 담당 공무원들을 증인으로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피고측 변호인은 “당시 조사에 문제가 없었다”며 “재판 과정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을 반박하고 이를 증명할 만한 자료들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2일 오전 10시2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인사혁신처는 송 교사의 순직을 인정한 행정소송 1심 판결을 존중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송 교사의 순직이 확정되고 3년 만에 명예를 회복되게 됐다.
한편 송 교사는 2017년 4월 여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경찰은 ‘추행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징계 절차에 착수, 그해 8월 4일 송 교사에게 특정 감사를 통보했다. 송 교사는 다음 날 유서를 남긴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학생인권센터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고발과 함께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송 교사의 공무상 사망(순직)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승환 교육감은 사과 한마디 없이 지난 2일 “인사혁신처가 항소할 경우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밝혀 유족과 교육단체들의 큰 반발을 샀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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