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휴전선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주민들은 지진이 난 것처럼 매우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DMZ 남방한계선 이북에 있는 유일한 남측 마을인 파주 대성동 주민들은 “‘쾅’ 소리에 집이 흔들렸으며, 개성공단 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약 4㎞ 거리에 있는 대성동마을 주민 신모 씨는 “오후에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개성공단 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며 “마치 가스 폭발이 난 듯싶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김동구 대성동마을 이장은 “오늘 연무현상으로 개성공단 쪽이 뿌옇게 보여 시계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영숙 대성동마을 부녀회장은 “오전 농사일을 마치고 더위를 피해 집안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쾅’ 하는 소리에 집이 흔들렸다”면서 “마을에서 뭐가 터졌나 집 밖으로 나와 보니 개성공단 쪽에서 검은 연기가 수십 미터 하늘까지 치솟아 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연기가 하늘로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면서 “남북 관계가 좋아지길 바랐는데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통일촌마을 박경호 청년회장은 “뉴스를 보고 밖으로 나와 보니 도라산 위까지 연기가 피어올랐다”면서 “폭발 후 상공 40∼50m까지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덧붙였다.
파주시 장단출장소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소식을 접한 뒤 대성동마을과 통일촌, 해마루촌마을 이장들에게 마을 방송을 통해 “뉴스를 보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주민들의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전했다.
탈북자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살포했던 인천 강화군 석모도는 북한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에 매우 놀랐다. 10년 전 연평도포격 사건으로 화염 속에 피난길에 올랐던 연평도 주민들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업 중에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을 접한 어민들은 “바다는 아직 평온하지만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 사태가 악화되면 (섬에서) 불안 속에 살 수는 없지 않냐. 피난을 심각하게 검토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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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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